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나 관계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가까웠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새로운 관계를 맺기는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이러한 보편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일본드라마 한 편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아베 히로시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여자친구의 실종이라는 미스터리적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겪는 상실과 외로움,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관계의 변화와 직장 동료라는 새로운 친구
2021년 10월 할로윈데이, 작가인 주인공은 마감에 쫓기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여자친구는 미모의 여성이었지만, 글쓰기에 여념이 없던 그는 어느덧 2주 동안 여자친구의 얼굴조차 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최적화되어 버린 그는 매주 연재를 해야 한다는 마감의 압박 속에서 아이디어를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사와다'라는 동료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며 설득을 이어나갔습니다. 주인공이 자주 찾는 곳은 배가 고프다고 하면 메뉴판에도 없는 음식이 뚝딱 나오고, 언제든 부담 없이 술 한잔 나눌 수 있는 멤버들이 있는 바였습니다. 이곳이 있어 참 다행이라 여기고 있던 그에게, 어느 날 종적을 감춰버린 여자친구의 언니가 찾아옵니다. 할머니의 정신이 흐릿해진 상태를 악용해 온갖 감언이설과 알랑방귀로 유산을 독차지했을 거라는 추리가 펼쳐집니다. 여자친구 역시 같은 메시지를 받은 상태였고, 이미 5년을 넘게 만났으니 사실상의 부부나 다름없다며 막무가내 논리를 펼치는 언니에게 주인공은 눈뜨고 제대로 코가 베이게 됩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한 부분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나이를 먹으니 먼 친구보다 직장 동료들이 어느덧 친구가 되어버린다는 현실 말입니다. 나이 먹어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돈도 돈이지만 어쩌면 세상을 향한 유일한 창구 같다는 한 시청자의 비평처럼, 대화할 거리가 있고 공감할 일들이 있으며 웃고 축하해줄 상황들이 겹치니 먼 친구보다 더 나을 때도 있습니다. 주인공에게 등대라는 공간과 그곳의 멤버들은 단순한 직장 동료를 넘어선 존재였던 것입니다.
| 관계의 형태 | 특징 | 의미 |
|---|---|---|
| 오랜 친구 | 물리적 거리감, 다른 삶의 궤적 | 추억은 있지만 현재 공유 부족 |
| 직장 동료 | 일상 공유, 즉각적 소통 | 세상을 향한 유일한 창구 |
| 등대 멤버 | 부담 없는 관계, 편안한 공간 | 비밀 아지트 같은 위로 |
일상의 외로움과 SNS 중독이라는 현대적 고독
여자친구의 행적을 쫓을수록 주인공은 그동안 너무나 무관심했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관계의 전부가 여자친구를 등대로 데려온 것뿐, 그의 지인이나 여자친구의 친구를 따로 만난 기억조차 없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한 주인공은 작정하고 이미지 변신을 꾀하려는 듯 파격적인 시도를 계속했지만, 정작 가장 큰 걱정은 나에 대한 관심이 팔로워라는 숫자로 드러나기 때문이었습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어느새 SNS 중독에 빠진 주인공은 좀처럼 휴대폰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안심시켜 보아도 무쓸모인 아재 눈높이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는데, 정작 필요한 순간 왜 나는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걸까 하는 성실 납세에 대한 회의감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익명의 메시지에 호들갑을 떨지 않던 주변 사람들과 달리, 정작 겁에 질려 경찰서를 찾는 자신의 모습에서 여러 가지가 혼재된 감정이 늦은 밤과 맞물려 그를 감싸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청자는 "인간은 조금 쓸쓸해도 외로운 게 나을까요, 조금 불행해도 함께인 게 나을까요"라고 질문합니다. 익숙한 게 좋은데 세월이 흐르면 다들 변하고 떠나는 것이 변화와 새로움의 희망일까요, 아니면 변화의 불안과 두려움일까요. 이러한 질문은 드라마 속 주인공이 겪는 감정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여성 관객밖에 없다던 행사장 1열에서 범죄자 면상의 남자를 마주하고,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떠드는지도 모른 채 행사가 마무리되는 장면은 현대인의 외로움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여자친구가 증발해버린 지 어느덧 만 2개월, 크리스마스를 지나 새해를 기다리는 도심의 한적함은 등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독감이 심하게 걸려 어느새 하루가 순삭되어 버린 주인공에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걸 깨닫게 해준 건 우연히 만난 아버지 후쿠였습니다. 이즈미 혼자 보내는 게 조금 그랬는지 두 사람이 동행을 하게 되었고, 팬데믹을 이겨낸 세대답게 철저한 거리두기를 하며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희망 메시지와 잔잔한 일본드라마의 힘
수많은 이들을 두드려팼기에 선생 역시 피해자라 생각하는 PD와 맞은 적 없었음에도 맞았었나 헷갈리기 시작한 주인공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조차 제멋대로 왜곡된다는 걸 실감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소원해졌지만 한때 동거동락하던 동료의 투병 소식, 스크린 속 배우들조차 이미 흙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주인공의 머릿속은 온통 죽음이라는 단어로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SNS도 개설하고 TV까지 출연한 덕분이었을까, 어느덧 팬미팅 못지않은 자리가 되어버린 행사에서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던 말에 왠지 모를 께름칙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던 주인공은, 천륜이라는 게 정말 존재하는 걸 깨닫습니다. 이미 아들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듯 어색함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아버지와의 만남은 5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리만치 제대로 알지 못했던 여자친구의 사정과 비밀 친구 미토까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약 1년 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치 죽을 날을 받아놓은 것 같은 노친네를 곁에 두고 싶지 않다며 언니는 거절의 뜻을 내비쳤고, 일전에 함께하지 못한 기억 때문이었을까 비록 같은 장소는 아니었지만 등대라는 매개체로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축제 기간 손님으로 넘쳐나던 등대 때문에 화장실이 필요했던 여자친구와 심부름을 나선 미토, 그렇게 주인공의 돈을 탕진하며 우정을 맺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속내를 털어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버렸고, 늘 할머니의 곁을 지켰던 동생과 나 몰라라했던 언니, 이 사소한 차이가 약 8천만 엔이라는 거금의 행방을 가르게 되었습니다. 사과는 빙산의 일각일 뿐 어쩌면 위자료까지 지급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 부도덕한 일이었음에도 너무나 나 몰라라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뒤늦은 후회가 몰려왔습니다.
| 시기 | 주요 사건 | 감정의 변화 |
|---|---|---|
| 1년 반 전 | 할머니 돌봄, 미토와의 만남 | 책임감과 우정의 시작 |
| 할머니 사망 후 | 8천만 엔 유산 상속, 언니와의 갈등 | 외로움과 후회 |
| 현재 | 주인공과의 재회 | 새로운 시작의 희망 |
그사이 럭셔리 호텔과 휴양지로의 여행까지, 혼자만의 시간은 여유로움을 지나 어느덧 외로움이라는 이름으로 달라져 있었습니다. 한껏 분위기가 심각해지는 것도 잠시, 자신이 하고 있는 SNS 이름도 모르는 아재미 넘치는 남친 덕분에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었고, 그래도 위자료는 피할 수 있었다는 말에 자신의 일처럼 안도감을 느끼게 됩니다. 일본 내 강력계 형사 이미지 원탑 '아베 히로시'가 주연을 맡았고 여자친구가 소리소문없이 증발해버린다는 설정까지, 의심의 여지 없이 미스터리 스릴러를 기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도 잠시 16mm 카메라로 담은 거친 영상과 성별이 바뀌어버린 여성의 나레이션, 그리고 누구 하나 호들갑 떨지 않는 차분한 연기까지, 일드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는 작품입니다. 여자친구를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허탈함과 상실감이 주된 감정선이지만, 그로 인해 더 우울하고 비극적인 감정으로 치닫는 게 아닌 우리는 잊혀질 수 있어 또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치환되어 너무나도 좋았던 드라마입니다. 한 시청자가 언급했듯, 도시 속에 강요되는 관계에 지쳐버린 현대인에게 충분히 힐링될 만큼 매력적인 공간과 인물 설정이었습니다. 주구장창 대기업 왕자님 이야기에 잘나가는 커리어우먼 이야기로 도배되는 K드라마와는 다른, 진라면 매운맛 순한맛 중 진순한 맛 같은 잔잔함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결국 이 드라마는 가까운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 빈자리를 다시 채워줄 친구 찾기가 나이 먹으니 좀 어렵다는 현실을 잔잔하게 잘 표현했습니다. 각자가 느낀 바가 다를 수 있겠지만, 익숙한 것들이 변하고 사라지는 것이 단순히 상실만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1년 동안의 평범치 않은 경험은 작가로서의 자양분이 되어버린 듯 에세이도 성공적으로 탈고할 수 있었고, 이미 베이커리 사업으로 탈퇴한 '야부야'를 시작으로 결혼과 은퇴 그리고 어머니 부양까지, 세상 단단해 보였던 등대 멤버는 서로의 갈 길을 가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 그것이 바로 이 드라마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이 드라마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인가요?
A. 여자친구의 실종이라는 미스터리적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실제로는 관계의 변화와 상실, 외로움을 다루는 휴먼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16mm 카메라로 담은 거친 영상과 차분한 연기가 특징이며, 호들갑 떨지 않는 잔잔한 분위기로 일상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Q. 아베 히로시가 연기한 주인공은 어떤 인물인가요?
A. 작가로 일하며 마감에 쫓기는 평범한 중년 남성입니다. 5년을 사귄 여자친구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녀가 사라진 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성장하는 인물입니다. SNS 이름도 모르는 아재미 넘치는 캐릭터로, 현대를 살아가는 중년의 외로움을 잘 표현합니다.
Q. 등대라는 공간은 드라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A. 등대는 주인공과 동료들이 부담 없이 술 한잔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는 비밀 아지트 같은 공간입니다. 배가 고프다고 하면 메뉴판에도 없는 음식이 나오고, 언제든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이곳은 나이 들어 회사를 다니며 세상을 향한 유일한 창구가 된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를 상징합니다. 드라마 후반부에는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가며 변화를 겪지만, 그 기억과 의미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ol0vv4R2FZY